의정일기

에코젠더를 방문했습니다.

맛있는돌김 2011. 11. 1. 22:13

 

오늘(2011년 11월 1일) 본회의가 끝난 후 파주로 달려갔습니다. "에코젠더"라고 하는 파주에 있는 기관을 방문하기 위해서입니다.

 

이날의 방문은 양성이 여성정책담당관이 동행했습니다. 양성이 담당관은 행안부에서 경기도로 파견나온 공무원으로서 일을 참 성실하게 잘 하고 있습니다. 곧 행안부로 돌아간다고 해서 섭섭함을 금할 수 없습니다.

 

에코젠더는 파주에 있는 소위 "용주골"이라는 성매매 집창촌을 중심으로 활동하는 단체입니다. 이들은 용주골 내에서 성매매 여성들을 돌보기도 하고, 거기서 탈출한 여성들에게 쉼터를 제공하기도 합니다. 또 파주 평화누리 공원 내에 있는 청소년성문화센터를 운영을 하기도 하고 고양시와 파주시 일대에서 청소년 성교육도 담당하고 있습니다. 물론 여성들의 성 문제 상담도 하고 있고요.

 

이날의 방문은 제가 요청해서 이뤄졌습니다. 원래 저 혼자 방문하려고 했는데 양성이 과장이 담당 직원을 한 명 데리고 직접 따라나섰답니다.

 

우선 에코젠더 사무실을 방문했습니다. 무척 검소한 사무실이었습니다. 낡은 건물의 여러층을 세를 얻어 사무실과 교육실로 사용하고 있더군요.

 

사무실에서 간단하게 브리핑을 받은 후 탈출여성 쉼터로 갔습니다. 미리 연락하여 쉼터에 있는 여성들을 한 방에 모이게하고 빈 방을 들여다보았습니다. 정말 좁은 공간에 작은 책상 하나 놓여있고 옷장이 하나 서 있었습니다. 책상 위에는 검정고시 공부를 위한 참고서들이 놓여있었습니다. 주방은 공동으로 사용하고 있었고요.

 

쉼터를 방문한 다음 자동차로 양성이 과장, 담당 직원, 저, 김유나 나루원장, 그리고 고명진 에코젠더 대표 등 다섯 명이 용주골 내부를 둘러보았습니다. 밤이라 성매매 여성들이 거의 벗은 몸으로 쇼윈도우 같은 창문 앞에 서서 호객행위를 하고 있었습니다. 몇명의 남성들이 성매수를 위해 여기 저기 기웃거리는 모습도 눈에 띄었습니다.

 

어떤 업소 입구에서는 성매매 여성 한 명이 소금을 뿌리고 있는 모습도 눈에 들어왔습니다. 소위 진상 손님과 조우하고나면 재수 없다고 소금을 뿌린다고 합니다.

 

금년에 중앙정부에서 추경을 하면서 에코젠더에 주는 보조금 예산을 감액추경하여 남은 기간 동안 직원들 월급도 제대로 못 주게 생겼다고 하소연을 하더군요. 그래서 다음 예산 심사에서 약간의 보조금을 경기도 예산으로 책정해보겠다고 약속을 했습니다.

 

정말 힘든 일을 열심히 하는 사람들을 만난 것입니다. 이들은 성매매 여성들을 상담하고 도와주면서 남성들에 대해 염증이 느껴져서 결혼을 하는 데도 지장이 있다고 하더군요. 남자들을 못 믿게 되더라는...

 

오전부터 오후까지 의회 본회의 참석하고 저녁과 밤까지 파주를 누비느라 피곤했지만 보람 있는 하루였습니다.

 

 

 

 사무실 내부 풍경입니다.

찾아오는 여성들에게 조금이라도 친근하고 포근한 느낌을 주기 위해 이렇게 꾸몄다고 합니다.

 

 책꽂이에는 책들과 자료들이 잘 정리되어 있었습니다.

 

 사무실 한 켠에 이렇게 노트북 컴퓨터가 놓여있었습니다. 정말 소박한 사무실이죠? ㅎㅎ

 

 고명진 대표, 저, 그리고 양성이 담당관이 함께 포즈를 취했습니다.

 

 

 

에코젠더 정문입니다. 간판 위의 에어컨 실외기가 쌩뚱맞네요.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