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연수를 6월 2일부터 11일 사이에 다녀왔습니다. 유럽으로 갔다 왔는데, 역시 저의 예상대로 유럽에서 크게 배울 것은 없었습니다. 작년 일본 연수와 마찬가지로 유럽 역시 여성정책이나 가족정책에서 우리나라보다 별로 앞선 것이 없었습니다. 사회가 우리보다 한참 앞선 것이지 정부가 시행하는 프로그램이나 사회가 가지고 있는 시설들과 프로그램들은 별로 특이하게 좋아 보이는 것이 없었습니다.
프랑스에서는 보육 및 유아교육과 관련하여 파리의 몬테소리 교육 원조라고 할만한 시설을 방문했고 뽕피두 센터를 방문해서 문화시설과 도서관 등을 둘러보았습니다만, 크게 감동적인 것은 없었습니다. 몬테소리 교육 시설은 우리 눈에는 정말 초라해보였습니다.
파리에서는 화장실이 부족하여 정말 고생했습니다. 그런데 화장실이 귀하고 규모가 작은 것은 유럽 전체가 공통이더군요. 화장실 때문에라도 유럽 여행은 다시는 하고 싶지 않았습니다.
스위스에서는 스위스 여성재단을 들렀는데 겨우 하는 일이 여성과 관련된 문서들을 정리, 보관하는 것이었습니다. 스위스는 1971년에야 여성들에게 투표권을 부여했을 정도로 여성주의 운동이 뒤떨어졌던 나라입니다. 참정권 만으로 본다면 우리나라보다 한참 뒤떨어졌다고 볼 수 있지요. 물론 참정권을 제외한 다른 분야에서는 우리보다 훨씬 앞서가고 있었지만 90년대 이후 우리나라의 여성주의적 운동과 변화는 실로 엄청난 것이어서 이제는 제도나 법률이나 정책으로서는 유럽 어느 나라에게 뒤지지 않는다 자부심을 가질만 하다는 것을 여기서도 느꼈습니다.
이태리에서는 도서관을 둘러보았습니다. 피렌체의 노바 이솔로또 시립도서관을 방문했는데 시립도서관의 규모는 우리나라 공공도서관과 규모가 비슷했던 것 같습니다. 다만 전시하고 있는 도서의 종류와 분야를 보며 그들 시민들의 문화 수준을 짐작할 수 있었습니다. 서가에 꽂혀있지 않고 손쉽게 꺼내서 볼 수 있는 열람실 중간이나 통로 근처에 놓여있는 책 진열대에서 사르뜨르나 보봐르의 책과 같은 수준 높은 철학서적을 쉽게 목격할 수 있었습니다. 다른 분야도 마찬가지로 상당히 어렵고 수준 높은 책들이 손때가 묻은 채로 여기 저기서 눈에 뜨였습니다.
도서관에서 또 하나 인상깊었던 것은 저소득층 학생들을 위해 건물 외벽에 접한 열람실 하나를 24시간 오픈한다는 것이었습니다. 도서관 정문을 닫아도 열람실에서 바로 밖으로 나가는 문을 하나 더 설치하여 24시간 이용이 가능하게 만들어 놓았더군요. 또 도서관 안에 서로 토론하며 공부할 수 있는 공간도 많이 준비해놓아 그룹으로 토론하며 공부할 수 있도록 해 놓았던 것도 기억에 남습니다.
도서관을 방문한 다음 청소년센터를 찾았습니다. 청소년 센터는 정말 낡은 오래된 건물에 있었는데 청소년들이 와서 운동도 하고 이런 저런 활동을 할 수 있도록 해놓았더군요. 시설은 정말 낡고 보잘 것 없었습니다. 게다가 그 센터는 정부에서 운영하는 것이 아닌, 민간이 운영한다고 하더군요. 정부가 운영하는 청소년 수련원이나 수양관 따위는 아예 없었습니다.
독일에서는 헤센 주 주정부 청사를 방문해서 주 여성부를 견학했습니다. 여기는 그래도 여성주의적 시각에서 사업을 하고 조직을 하고 있는 것이 눈에 뜨이더군요. 하지만 시행하고 있는 사업들은 우리나라에서 시행하고 있는 것들과 대동소이했습니다.
연수를 하고 다니는 내내 전문위원들이 끙끙 앓고 있었습니다. 이래가지고 무엇을 갖고 연수 보고서를 쓰야할 지 앞이 캄캄하다는 것입니다. 우리나라가 지난 10여 년 사이 남녀평등과 여성주의적 시각에서 수립하는 사업들이 정말 어마어마하게 많이 발전하고 새로 생겨난 것입니다. 아직 사회가 여성들을 남성들만큼 평등하게 대하기에는 요원하지만 최소한 정부 정책이나 사업은 이제 상당히 잘 하고 있다고 자부심을 가질 만 했습니다.
사진 몇 장을 싣습니다. 사진은 초창기에 많이 찍었는데 중반 이후에는 찍지를 않아서 별로 실을 게 없네요.^^;;
파리에서 몬테소리 교육원을 찾아가는 도중에 김유임 위원장과 한 컷 찍었습니다.
몬테소리 교육원 원장입니다. 아주 열성적으로 설명을 해 줘서 감동적이었습니다.
몬테소리 교육원의 교보재입니다. 참 검소하지요?
일상 생활을 배우고 적응하게 하는 교보재입니다.
역시 일상생활을 소개하고 적응하게 하는 교육자료들입니다.
일상생활에서 정리정돈을 가르치는 교육자료입니다.
몬테소리 교육원에서 설명을 듣고 있는 중입니다.
파리의 개선문 앞에서 포즈를 취했습니다.
파리에 도착한 때가 마침 주말이라 시간적 여유가 있어 세느강 유람선을 탔습니다. 세느 강도 제겐 그저 그렇고 그랬습니다. 어렸을 적 고향마을 가면서 탓던 낙동강 나룻배에 비하면 서정적인 면이 훨씬 못합니다.
일요일, 다른 의원님들이 관광을 하는 동안 저는 파리의 급행열차 시스템을 체험하기 위해 무턱대고 RER 급행열차를 탔습니다. 파리 에펠탑 근처에 있는 역에 정차한 이층짜리 급행열차입니다.
열차의 입구입니다. 출입구에 올라서면 이렇게 아랫층으로 내려가는 계단과 윗층으로 올라가는 계단이 나옵니다. 원하는 대로 올라가거나 내려가면 됩니다.
전망이 좋은 2층으로 올라갔습니다. 휴일이라 열차 내부가 거의 텅 비어 있습니다.
직물로 된 시트는 낡아서 헤어지고 있습니다. 이렇게 전혀 고급스럽지 않은 열차인데도 요금이 에펠 탑 근처 역에서 약 한 시간 정도 거리에 있는 시골 역까지 왕복 10유로 정도 되었습니다. 만 2-3천원 정도 되는 거지요. 편도 6-7천 원 정도... 과연 이보다 훨씬 고비용이 들어가는 GTX가 지금 경기도가 말하는 1800원 + 알파로 가능할 지 의문이 드는 대목입니다.
교외지역의 소박한 역사입니다.
역사나 기찻길에서 도로가 바로 이렇게 가깝고 비슷한 높이에 있습니다. 열차를 타고 내리는 것이 정말 수월해보였습니다. 직접 내리고 타보니 아주 수월하게 접근 가능하더군요. 우리나라 역사는 너무 크고 화려하게 짓는 것 같습니다.
스위스 여성재단 건물입니다. 그 앞에서 찍었습니다.
스위스 여성재단의 여성사 아카이브. 자료들을 정리해 놓은 선반이 방마다 빼곡히 들어차 있었습니다.
실무자의 설명을 통역하고 있는 여행 가이드입니다.
스위스의 고속도로에서 쌍용차가 보여서 반가워 한 컷 찍었답니다.
이동 중인 버스 안에서 즐겁게 떠들고 있는 의원 님들과 집행부 공무원들입니다. 이 버스로 파리에서부터 이태리까지 다 돌았습니다.
로마에서 단체사진을 찍었습니다. 일부 의원님들은 피곤한 기색이 역력하지요.
사진은 여기까지입니다. 피렌체의 도서관부터 사진이 없네요.
이번 해외연수를 다녀오면서 느낀 것이 해외연수 프로그램이 무익한 것은 아니지만 (꼭 우리 상임위와 관련된 것 만 배워야 한다는 법은 없으므로 사실 많은 것을 배우기는 했습니다.) 상임위와 관련된 기관이나 사업을 배우는 것에는 한계가 있다고 느꼈습니다. 해외연수 프로그램에 대해 좀 더 과감한 변화를 가져와야 할 필요성이 있다고 봅니다.
좀더 융통성을 줘서 뜻을 같이하는 의원들끼리 2-3명씩 그룹을 지어 상임위와 직접적 관련이 없더라도 원하는 분야나 시설이나 지역을 샅샅이 훑는 그런 프로그램도 생각을 해볼 수 있다고 봅니다. 예를 들어 뉴욕시를 타켓으로 2-3 명이 배낭여행 형식으로 가서 곳곳을 공식적으로 또는 비공식적으로 체험하고 조사하고 배우고 오는 식의 해외연수가 어쩌면 훨씬 더 많은 것을 배우는 효과를 가져오지 않을까 개인적으로 생각합니다. 상임위 단위로 가면 큰 집단이 움직이므로 기동성도 떨어지고 개별적으로 관심 있는 분야를 접하지도 못하는 불편함이 많거든요.
아예 해외연수 프로그램을 없애는 것도 하나의 방법일 수도 있을 것이구요. 아니면 더 확대해서 다양한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것도 한 방법일 수 있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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