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차 GTX 세미나가 경발연에서 있었습니다
오늘(2013년 8월 23일) 제4차 GTX 세미나가 경기개발연구원에서 있었습니다. 오늘의 주제는 GTX 수요예측 결과 검토였습니다.
먼저 발제자의 발제 내용을 살펴 보지요.
수도권을 서울시와 인천시, 그리고 경기도로 규정하면 서울시의 인구는 조금씩 줄어들지만 경기도와 인천시의 인구는 꾸준히 늘어나는 것을 보여줍니다. 경기도 내에서 택지가 계속 개발됨에 따라 서울 인구가 경기도로 유입되어 이런 결과가 나타난 것이지요. 인천 역시 조금씩 늘어나는 추세입니다.
수도권에서 하루 발생하는 교통량은 무려 3,600여 만 명입니다. 이 중 서울 내에서만 일어나는 교통량은 1,340여 만으로 서울과 시외, 시외와 시외 사이에 발생하는 교통량이 월등하게 많습니다. 이들 교통량 중 승용차가 압도적으로 많습니다. 출퇴근 시에는 승용차 비중이 무려 75% 이른다고 하는군요.
이런 연유로 도로 혼잡의 원인이 되는 승용차 이용자들을 대중교통으로 흡수해야 한다는 당위성에는 100% 공감합니다. 그리고 현재 추가로 승용차 이용자들을 흡수할 수 있는 대중교통 수단은 철도가 가장 적합하다는 점에도 동의합니다.
그런데 승용차 이용자가 광역철도로 흡수되기 위해서는 몇 가지 조건을 충족해야 합니다. 안락한 승용차를 버리고 대중교통인 철도로 옮겨오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승용차 이용자의 통행시간보다 최소한 30분 이상 빨라야 한다는 점입니다.
그런데 광역교통의 경우 접근 및 대기시간이 평균 30분에 해당한다고 합니다. 그렇다면 승용차 출근 소요시간이 한 시간이라면 광역철도의 주행 시간이 30분 이내여야 승용차와 경쟁력이 생깁니다. 그보다 더 걸리면 광역대중교통이 승용차보다 더 오래 걸려 경쟁력을 상실합니다. 따라서 광역급행철도의 표정속도는 100km/h 이상, 최고속도는 200km/h 이상이 되어야 합니다.
그런데 승용차 이용자들을 철도로 끌어들이는 데 또 하나 중요한 요소는 요금입니다. 경기도는 단독요금제를 제안했습니다. 이는 탈 때마다 무조건 3천원을 지불하며, GTX 노선 간 환승시에도 별도로 3천 원을 징수하는 안입니다. 그렇게 할 경우 수요를 2016년 개통 첫 해에 76만 명으로 예측했습니다.
이에 반해 민간제안은 환승 여부에 관계 없이 최저 2천 원, 최고 4천 원 범위 내에서 거리에 따른 요금제를 제안했습니다. 이렇게 구간 요금제를 적용할 경우 2016년 142만 여 명의 수요가 있을 것으로 예측했네요.
현재 대중교통 요금체계는 상기 표와 같습니다.
철도요금은 상기 표와 같은 방식으로 부과되고 있습니다. 장거리를 수송하는 철도와 광역철도 및 도시철도의 요금 비교입니다. KTX는 km당 132원, 새마을은 89원, 무궁화는 60원입니다. 반면 도시철도는 10km까지 1050원이고 초과시 40km까지는 km당 20원, 40km를 초과하면 10원을 부과하고 있습니다.
현재 광역철도 운임은 지역철도보다 낮고 광역버스보다도 낮은 수준인 것이 사실입니다.
GTX는 기존 광역철도의 표정속도보다 무려 60km/h나 더 높기 때문에 km당 42 원을 더 받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합니다. 사람들이 받아들일 수 있는 수준이라는 뜻입니다. 그렇게 되면 운행거리 20km의 경우 요금은 2,100원, 50km의 경우 3,850원이 됩니다. 대체로 GTX 승객 일인 당 약 3,000원 정도를 지불하게 된다는 뜻이지요.
따라서 민간제안 요금이 적정수준이고 경기도 제안은 지나치게 높은 요금체계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동탄-서울을 요금으로 비교해보면 GTX는 광역버스보다 40분이 빠른 것으로 나옵니다. 그러므로 1,700원 더 내고 GTX를 탈 가치가 충분히 있다는 것이 오늘 발제자의 결론이었습니다.
언듯 보면 발제자의 발제 내용이 맞는 것 같습니다. 저 같아도 1700원 더 내고 40분 일찍 갈 수 있으면 그렇게 하겠습니다.
그런데 여기 함정이 무엇이냐 하면, 모든 여행자가 GTX 동탄역에서 출발해서 서울역까지만 가는 사람들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오히려 대다수 여행자는 동탄역까지 대중교통으로 한 번 가서 승차해야 하고 또 서울역에 내려서도 다른 대중교통을 한 번 더 이용해야 한다는 것이지요. 그렇다면 요금이 GTX 요금 외에 대중교통 요금이 추가로 최소한 2,000원은 더 들어갑니다. 그러면 편도 요금이 6천 원입니다. 왕복 1만 2천 원이라는 거액의 교통요금이 소요됩니다.
50km의 거리를 통근하는 경우 승용차는 대체로 휘발유 10리터나 경유 6리터 정도 소모됩니다. 휘발유의 경우 약 2만 원, 경유의 경우 만 원 정도 비용이 발생합니다. 경유차를 운행하는 경우에는 GTX를 이용할 이유가 전혀 없습니다. 휘발유 차의 경우에도 경차나 소형차의 경우에는 별 이득이 없습니다. 그 대신 승용차의 편리함을 포기해야 하지요. 어떤 사람이 GTX를 이용하기 위해 승용차를 포기할까요?
게다가 거리가 짧아지면 더욱 불리합니다. 30km 정도를 통근할 경우 GTX 통근 요금은 하루 만 원 정도 들어가는데 승용차는 휘발유도 만원 내지 만 2천 원정도 비용이 발생하고 경유차는 6천 원이면 충분합니다. 오히려 승용차가 더 싸게 먹힐 수도 있지요. 따라서 퇴근 시 다른 곳을 들린다던지, 누구와 동승을 해야 한다던지, 화물이 있다던지 하면 아무도 GTX 이용 안 할 것입니다. 무거운 물건 들고 복잡한 GTX 탈 이유가 없습니다. 비슷한 비용을 지불하면서 말이지요.
더구나 지하철과 버스를 이용하여 GTX의 반 값도 안 되는 교통비용을 지불하고 있는 기존의 대중교통 이용자는 GTX로 넘어 올 가능성이 거의 없습니다.
위에서 예로 든 동탄-서울역의 경우, 집과 일터가 도보 범위 안에 있는 사람들을 제외하면 실제로 걸리는 시간도 GTX 운행시간 28분에 대중교통 운행시간까지 합하면 한 시간 이상 걸립니다. 대심도 역으로 내려가고 기다리고 또 올라오고 하는 시간과 접근하기 위한 대중교통 소요시간을 합하면 한 시간 이상 걸리지요. 현재 대중교통으로 한 시간 30분 정도 걸리는 사람이 그 시간을 20여 분 단축시키기 위해 세 곱절 정도의 교통비용을 쓸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현재 경기도나 민자제안 측이 예상하는 수요가 발생하려면 승용차 이용자의 30-50% 정도가 GTX로 넘어오고, GTX 역에서 마을버스로 접근 가능한 대중교통 통근자들 대다수가 GTX로 넘어와야 나올 수 있는 수치입니다. 이건 불가능한 일이지요.
이상과 같이 저와 발제자 사이에 GTX 수요에 있어 큰 견해 차이가 있었습니다.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하루 만 원-만 2천 원의 교통비를 부담하면서 GTX를 이용할 용의가 있으신지요? 아니면 기존대로 승용차나 기존의 대중교통을 이용하시겠는지요?
신중히 생각하셔서 결정을 내려 보시지요. 그 결정을 여기에 댓글로 표시해 주신다면 더 없이 감사하겠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